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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아메리카

2016 여름의 뉴욕 여행 Recap pt. 1

by 글쓰는 몽블 2021.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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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뉴욕으로 떠난 여행은 나의 네 번째 뉴욕 여행이다.

 

첫 여행은 가족과 함께 했고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친구와 한 번, 다른 친구와 겨울 한 번, 그리고 두 해를 지나 다시 여름, 이번엔 홀로 뉴욕을 찾았다.

 

친구와 함께한 세 번째 뉴욕 여행 마지막 날, 나는 아마도 마지막이 될 뉴욕 여행의 아쉬움을 한가득 안고 일기에 슬픈 감정을 솔직히 적어 내려간 기억이 있다.

 

내가 다시 뉴욕행 버스를 탈 줄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한국과 뉴욕은 상당히 먼 거리이고, 한국으로 돌아가 취직을 하면 뉴욕으로 떠날 수 있을 만큼의 길고 자유로운 휴가는 얻기 힘들 테니. 그때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다.

 

무엇이 나를 이 곳으로 이끌었는지 모르겠지만, 감사하게도 네 번째 뉴욕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가장 마지막 뉴욕 여행과 마찬가지로 토론토발 뉴욕행 메가버스에 몸과 짐을 실었다.

 

던다스 스테이션 근처에 있는 토론토 버스 터미널에서 오후~밤 시간에 출발하는 메가버스를 타면 아침 미국 뉴욕에 도착한다. (이 스케줄은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시간과 비용 대비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버스에서 하룻밤을 보내니 하루치 숙박비를 아끼면서도 뉴욕에 도착해 아침 일정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좁은 버스에서 잠을 자야 하는 것은 결코 편하지 않으며 도착하자마자 여행을 시작해야 하므로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Port Byron Plaza, NY, USA

 

 

버스는 캐나다-미국 국경을 넘은 후, 계속 달려 이른 새벽 뉴욕주의 어느 휴게소에 잠시 머물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미국의 새벽 공기를 한껏 머금고 사진을 찍었다. 밝게 뜬 달과 새벽의 핑크빛 노을, 뉴욕으로 향하는 나의 설렘을 간직한 사진 한 장으로 내 뉴욕 여행을 시작한다. 

 

 

 

 

메가버스 아이티너러리에는 12시간이 소요된다고 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실제로는 출발로부터 11시간 후 뉴욕에 발을 내딛는 순간이 온다. (특별한 일이라고 한다면, 버스 동승객이 미국 입국 심사에서 문제가 있다거나 폭우나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안 좋은 경우가 있겠다. 토론토-뉴욕 구간은 아니었지만, 다른 구간에서 내가 직접 겪은 일이라 적어보았다. 안 좋은 상황은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뉴욕은 와도 와도 늘 설렘을 주는 도시다. 어느 영화에서 나왔을 법한 뉴욕의 빌딩과 노란 택시들은 "여기가 바로 뉴욕이야. 넌 지금 뉴욕에 와 있어. 여기선 뭐든 할 수 있지."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여름의 뉴욕은 대부분 날씨가 좋았다. 적어도 내가 있을 땐 그랬다. 역시나 이날의 뉴욕 날씨도 맑음. 맑고 청량한 뉴욕의 하늘을 보고 있으면 11시간의 버스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뉴욕에 도착한 나는 무작정 걸었다. 네 번째 여행이라 사실 웬만한 뉴욕의 투어리스트 어트랙션은 다 가봤다고 볼 수 있기에 그 어느 때의 뉴욕 여행보다 여유롭게 이 곳을 즐기고 싶기도 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걸었다. 지도는 보되, 여기를 가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다. 마음과 발이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뉴욕 Aritzia에서 여름 옷 쇼핑

 

 

계속 걷다 보니 5번가에 다다랐다. 내 눈 앞에는 마침 서머 세일 기간이었던 뉴욕의 숍들이 펼쳐졌다. 당시 내가 가장 좋아하던 브랜드인 Aritzia를 발견했다. 지난번 뉴욕에 왔을 때는 매장이 하나였던 것 같은데 어느새 매장이 또 생겼구나.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홀린 듯 들어갔고 이번 여행에서 입을 옷들을 몇 가지 구매했다. 아릿지아의 쇼핑백은 언제나 힙하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좋아 자꾸만 하늘을 찍고 싶었나 보다. 카메라 롤에는 이 날 찍은 하늘 사진으로 가득하다. 솜사탕을 닮은 새 하얀 뭉게구름. 


 

뉴욕 폴리 스퀘어

 

 

목적지 없이 걷던 나는 이 곳에 오게 됐다. 뉴욕에서 웬만한 장소는 다 가봤다 생각했는데 뉴욕 카운티 대법원이 있는 이 곳(Foley Square: 폴리 스퀘어)은 처음이었다. 뉴욕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었다. 예상치 못 해 더 반가웠던 순간.

 

 

뉴욕 폴리 스퀘어

 

 

반가움도 잠시였다. 이 곳에서 딱히 볼 것도, 할 일도 없다. 심지어 이 길을 지나는 행인도 드물다. 그렇게 조용하던 폴리 스퀘어에서 마지막으로 하늘 사진 하나를 찍고 이동했다.  

 

 

Morphous, Lionel Smit

 

 

폴리 스퀘어에서 출발해 나는 유니온 스퀘어 쪽으로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 마주한 이 조각상. Lionel Smit의 Morphous. 조각상과 그 주변이 조화로워 늘 있던 작품인 줄 알았는데 2016년 6월 13일부터 2017년 4월 30일까지 일시적으로 전시된 작품이었다. 이 기간에 방문해 우연히 이 작품을 만난 난 운이 좋았나보다. 

 

 

 

뉴욕 유니온 스퀘어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유니온 스퀘어다. 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은 빌딩, 왼쪽은 공원. 뉴욕의 공원들은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 경계를 명확히 한다. 길 하나만 건너면 자연이 펼쳐지기도 하고. 또 다른쪽은 초록빛이라곤 찾아볼 수 없기도 하고. 

 

 

뉴욕 유니온 스퀘어

 

 

유니온 스퀘어에 도착. 왜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공원들보다 유독 사람이 많았다. 책 읽는 사람, 핸드폰 하는 사람, 잔디밭에 누워 있는 사람 등. (이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유니언 스퀘어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났다. 사람이 많은 건 이 이유인 것도 있겠다 싶다.) 

 

 

뉴욕 유니온 스퀘어

 

유니온 스퀘어의 몇 없는 벤치는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낯선 사람과의 합석도 자연스러웠다. 벤치에 앉아 맞은 편의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눈인사를 해주고 다시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어색할 땐 핸드폰 만지작하는 게 최고다. 

 

 

뉴욕 유니온 스케어 그린 마켓

 

유니온 스퀘어의 다른 한편에서는 파머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규모도 상당히 컸다. 유니온 스퀘어 그린마켓은 매주 월, 수, 목, 토요일 8:00 a.m. - 6:00 p.m. 에 열리며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Union Square Greenmarket Monday | GrowNYC

Our network of Greenmarket farmers markets, Farmstands, and Fresh Food Box pick-ups, coupled with GrowNYC Wholesale, ensures that all New Yorkers have access to the freshest, healthiest local food.

www.grownyc.org

 

 

뉴욕 유니온 스케어 그린 마켓

 

 

현지 마트와 시장 구경은 늘 즐겁다. 나도 잠시 시간을 내 마켓을 구경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뉴요커들은 도심 한복판에서도 로컬 농부들이 재배한 싱싱한 식재료들을 구할 수 있구나, 참 부럽네. 

 

 

뉴욕 유니온 스케어 그린 마켓

 

 

허브를 파는 상점의 간판. 패브릭 간판이 너무 귀여워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바질, 로즈메리, 타임, 세이지를 귀엽게 수놓은 간판이라니. 사장님도 분명 귀여우신 분일 거야. 

 

 

뉴욕 유니온 스케어 그린 마켓

 

마켓에서 Succulent들을 만났다. 하나에 6달러라니, 가격은 결코 저렴하진 않았다. 현지 물가와 비교해 봤을 땐 모르겠으나 한국에 비하면 그렇다. 

 

 

뉴욕 브로드웨이

 

 

유니온 스퀘어 그린마켓을 지나 브로드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AMC 19th St. East 6 영화관 맞은편 Fishs Eddy 소품샵에 가기 위해. 

 

 

뉴욕 Fishs Eddy 트럼프 머그

 

 

Fishs Eddy는 뉴욕의 생활용품점이다. 생활용품 중에서도 식기 구들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의 모던 하우스랑 비슷하다 생각했다. 미국의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트럼프 머그컵도 있었다. 이런 건 누가 사나 싶었지만 놀랍게도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물론, 트럼프의 경쟁 주자였던 힐러리 머그컵도 있었다. 

 

 

뉴욕 Fishs Eddy 스탬프

 

 

주방 용품들 사이, 기념품으로 정말 좋을 것 같은 뉴욕 감성 스탬프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양키 스타디움, 뉴욕의 명물 핫도그, 자유의 여신상,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그려진 스탬프 등등. 살까 말까 하다 말았는데 사 올 걸 그랬나 싶다. 여행 중에 살까 말까 한 물건은 사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뉴욕 플랫 아이언 빌딩

 

 

Fishs Eddy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 보니 뉴욕에 살고 있는 친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었다. 친구와 나는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약속 장소인 플랫아이언 빌딩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이젠 빠지면 섭섭한 하늘 사진을 찍어두었다. 플랫아이언 빌딩 쪽에서 북쪽을 향하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뉴욕 플랫 아이언 빌딩

 

 

몇 분 지나지 않아 금세 노을이 생겼다. 낮에도 예뻤던 하늘은 노을이 지니 더욱 아름다워졌다. 파스텔톤 노을 앞에 나는 카메라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뉴욕 Papaya King, East Village

 

 

친구는 나를 이스트 빌리지도 데려갔다. 뉴욕의 핫도그 맛집이라고 파파야 킹을 소개해줬다. 네온사인이 아주 힙한 파파야 킹 매장 밖으로 길게 선 줄을 보고 맛집인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곳은 우리의 목적지는 아녔기에 지나쳤다. 파파야 킹 이스트 빌리지 매장은 2017년에 없어졌다고 한다.




 

뉴욕 Love Mama, East Village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러브 마마. LOVE MAMA, 동남아 음식점이다. 이 곳도 식당 안팎으로 사람들로 가득했다. 약간의 웨이팅 후 들어갈 수 있었다. 

 

 

뉴욕 Love Mama, East Village

 

 

러브 마마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반가움을 나누며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홍합이 들어간 국수였는데 메뉴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맛있었던 건 분명히 기억난다.

 

 

Spot Dessert Bar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디저트. 뉴욕에서 핫하던 Spot Dessert Bar. 친구는 이 메뉴를 꼭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폿 디저트 바의 시그니처 메뉴인 <The Harvest>. 전혀 식욕이 돋지 않게 생긴 이 디저트를 어떻게 먹냐며 투덜거렸는데 한 입 먹고 신세계를 만나고 왔다. 여긴 다행히 아직도 영업을 하는 곳이니 누군가 뉴욕에 간다면 꼭 먹어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뉴욕은 이미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한 나는 네 번째 뉴욕 여행의 첫날 또 다른 장소를 발견하기도 하고, 이미 방문했던 곳에서도 새로운 즐거움을 얻었다. 앞으로의 뉴욕 여행에서 지루할 틈이 없겠구나, 내일은 어디를 가지? 행복한 생각과 첫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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