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대 베이글을 찾아서

뉴욕 3대 베이글을 찾아서 

Ess-a-Bagel | Murray's Bagels | Best Bagel & Coffee

 

2016년 여름의 뉴욕 여행 중 나는 뉴욕 3대 베이글 가게 투어를 했다. 계속 쓰고 있는 여행 일지와는 별도로 오늘은 베이글 숍 방문기를 써 내려가려 한다.

북미의 베이글은 크게 뉴욕과 몬트리올 스타일로 나뉜다.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뉴욕 베이글은 물에 삶은 후, 오븐에서 굽는 것. 몬트리올 베이글은 달달한 물에 삶은 후, 화덕에서 베이크 하는 것이다.

몬트리올 베이글의 양대산맥 St-Viateur Bagel과 Fairmount Bagel은 이미 가봤기 때문에(나중에 몬트리올 베이글에 관련해서도 글을 적어봐야겠다.) 이제 뉴욕 베이글만 섭렵하면 이걸로 북미 베이글을 정복하게 되는 것이다. 내 나름대로의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뉴욕 3대 베이글을 찾아 떠났다.

> 나의 2016년 여름의 뉴욕 여행기는 이전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6 여름의 뉴욕 여행 Recap pt. 1

2016 여름의 뉴욕 여행 Recep p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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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 난관에 봉착했다. 열심히 구글링 하고 또 구글링 했지만 매체마다 뉴욕 3대 베이글이라고 정의한 곳이 제각각이 이였다. 이를 어찌한담. 

'뉴욕에는 맛있는 베이글 가게가 너무 많기 때문에 3개만 추리기 어려운 거야, 또 뉴욕 사람들이 얼마나 개성이 강해. 자기만의 최애 베이글 스타일이 다양한 거야'라고 내 멋대로 결론 내리고 Yelp랑 google에서 Best bagel로 뽑힌 많은 베이글 샵 중 3곳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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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ss-a-Bagel 에싸 베이글

 

 

뉴욕 에싸 베이글 Ess-a-Bagle

 

 

가장 먼저 찾은 곳은 Ess-a-Bagel 에싸 베이글이다. 이 곳은 아마 한국 블로그에서 후기가 가장 많은 뉴욕 베이글 가게일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베이글 숍이다. 

1976년에 오스트리아에서 온 가족에 의해 탄생한 에싸 베이글은 이디시어와 독일어로 '베이글을 먹어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출처: "Ess-a-Bagel means 'Eat a bagel' in Yiddish and in German," she said.2009. 5. 8. Ess-A-Bagel's Legacy is in Size, Quality – NBC New York)

Our Story | Ess-a-bagel

 

Ess-a-Bagel
주소: 831 3rd Ave, New York, NY 10022 미국

Ess-a-Bagel

 

에싸 베이글과 가까운 메트로는 Lexington av/53st 역. 바로 근처 랜드마크는 없는 듯한데, 10분 거리에 록펠러 센터와 모마가 있다. 뉴욕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있거나 근처를 방문한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Yelp 맨해튼 베이글 순위 (2017년 12월)

 

 

 

내가 베이글 샵들 중 Ess-a-Bagel에 가장 먼저 방문한 건 Yelp에서 맨해튼 지역 베이글을 검색했을 때 일 순위로 나왔기 때문이다. 사진은 내가 방문한 시점(2016년 8월) 이후 2017년 12월 블로그 글 초안을 쓸까 싶어 캡처해 둔 옐프 사이트.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에싸 베이글이다. 무려 2550의 후기와 함께. 

 

 

뉴욕 에싸 베이글 Ess-a-Bagle

 

 

다시 에싸 베이글로 돌아와서. 뉴욕에서의 베이글은 처음인지라 뭐가 있는지 쇼케이스를 먼저 구경했다. 

에싸 베이글에 오기 전 읽은 블로그 후기들에서 여기는 '항상 사람이 많고 대기 시간이 길다'는 곳으로 말하길래 점심시간을 살짝 피해 방문했더니 널찍한 매장에 손님이 나 말고 두 명쯤 더 있었나. 심지어 내가 주문 순서를 기다린 게 아니라 에싸 베이글 직원이 내 주문을 기다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어쨌거나 황금 시간대를 피한 덕분에 매장 안을 천천히 구경할 수 있었다. 

에싸 베이글의 쇼케이스에는 먹음직스러운 다양한 크림치즈는 물론 연어 등 싱싱한 베이글 토핑 재료들이 가득했다. 

 

 

 

뉴욕 에싸 베이글 Ess-a-Bagle

 

 

 

크림치즈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니. 게다가 정말 신선해 보이기까지. 속재료의 영어 이름을 몰라도 크림치즈 위에 올려진 토핑을 보고 어떤 크림치즈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캐나다 슈퍼마켓에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의 다양한 플레이버(할라피뇨, 딸기, 부추, 초콜릿, 훈제 연어, 마늘 크림치즈 등의 플레이버가 있고 Dips, Whipped 등 텍스쳐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보고 놀랐던 적이 있는데 뉴욕의 베이글 숍에는 더욱더 다양하고 신선한 크림치즈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곳 찾기 힘들겠지 싶었다. 감동에 또 감동. 

여기서 더 감동한 포인트는 크림치즈의 토핑도 다양한데 치즈 자체의 종류도 두부 크림치즈, 라이트 크림치즈, 일반 크림치즈가 있다는 것. 외국은 웬만하면 베지테리언, 비건 옵션이 있어 채식을 하더라도 음식의 선택폭이 넓은 게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그나저나 베이글 하나 주문하는데 옵션이 많으니 고민은 배가 되고. 쇼케이스랑 메뉴판을 한참을 번갈아 보다가 에싸 베이글에서 가장 인기 있는 Plain bagel with nova lox and cream cheese로 주문. 가격은 $13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Bryant Park

 

 

날씨가 좋아서 나도 뉴요커들처럼 공원에서 베이글을 먹어봐야지 싶었다. 에싸 베이글에서 나와 15-20분을 걸어 브라이언트 파크에 도착. 오로지 사진을 위해 햇빛이 쨍하게 내리쬐는 자리에 앉았다.

 

 

 

뉴욕 에싸 베이글 Ess-a-Bagle Plain bagel with nova lox and cream cheese

 

 

 

드디어 펼쳐본 그 유명한 에싸 베이글 표 노바 록스 크림치즈 베이글!!! 연어인데 Salmon이 아니고 노바 록스는 또 뭔가 했더니 Nova lox는 캐나다 노바 스코샤에서 유래한 Cold-smoked(냉훈) 연어를 부르는 단어라고 한다. 

사진을 먼저 찍고, 기대 가득 안고 한 입 베어 물었다. 그 순간 느껴져 오는 짠맛. '이거 좀 짠데?'라는 첫 느낌이 들었는데 이 짠맛은 갈수록 진해졌다. 이 돈이면 할랄 가이즈 플래터를 한번 더 먹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많이 실망했다. 사실 연어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녔기에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에싸 베이글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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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urray's Bagels 머레이스 베이글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두 번째 방문한 베이글 샵은 6번가에 있는 Murray's Bagels. 머레이스 베이글은 다른 두 베이글보다 비교적 덜 유명하다. Yelp순위로는 30위권. 어떤 사람은 머레이를 뉴욕의 3대 베이글로 꼽기도 하더라. 궁금하기도 하고 마침 배가 고프던 타이밍 근처에 있어 찾아가 봤다. 

 

Murray's Bagels
500 6th Ave, New York, NY 10011 미국

Murray's Bagels

 

위치는 메트로 14 Street/6Av역과 가깝고 Union Square에서도 가깝다. 머레이스 베이글에서 베이글과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서 유니언 스퀘어에서 먹어도 좋을 듯싶다.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Murray's Bagel 로고가 프린트된 예쁜 브라운백에 담아 나온 내 베이글. 내가 방문한 베이글 숍 셋 중 유일하게 먹고 간 매장인데(종이봉투가 가장 필요 없던 때) 종이봉투에 담겨 나왔다.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머레이스 베이글 로고가 있는, 밖이 내다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홀은 금세 손님으로 가득 찼다. 가볍게 먹고 가는 사람, (나처럼) 여유 있는 커피 타임을 즐기는 사람, 베이글을 포장해 가는 사람 등등.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머레이스 베이글 인테리어는 영화에서 본 미국 가정집에 온 느낌을 줬다. 아늑하고 포근하고 러블리했다.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Plain Bagel with strawberry cream cheese

 

 

 

Plain Bagel with strawberry cream cheese 플레인 베이글에 딸기 크림치즈 조합으로 골랐다. 가격은 $3 정도 했던 것 같다. 에싸 베이글의 짠맛에 적잖이 놀랐기에 이번엔 단 맛으로 골라봤다. 필라델피아 딸기 크림치즈로 인해 딸기 크림치즈 맛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처음 하는 새로운 시도는 아니지만 사진을 찍는 동안 달콤한 딸기향이 콧속으로 솔솔 들어와 기대가 되었다.

 

 

 

뉴욕 머레이스 베이글 Murray's Bagels

 

 

 

플레인 베이글에 무심한 듯 꽉 차게 넣어준 달콤한 딸기 크림치즈. 필라델피아 스트로베리 크림치즈로 치면 한통 다 써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을 만큼 푸짐한 크림치즈의 양, 맛도 물론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나게 맛있다.

딱 적당히 달달한 크림치즈에 쫄깃한 베이글 식감이 맘에 쏙 들었다. 단 게 당기는 날엔 이 조합으로 한 끼 식사를 대체하고 싶은 맛. 난 간식으로 이 베이글 하나 뚝딱 가능할 것도 같다. 평소 딸기 우유나 딸기맛 과자들을 좋아한다면 머레이스 베이글 플레인 베이글 & 딸기 크림치즈 조합을 꼭 시도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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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est bagel & coffee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뉴욕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Best bagel & coffee 

 

 

 

 

 

 

Yelp 맨해튼 베이글 순위 (2017년 12월)

 

 

 

Last but not least, 마지막으로 Yelp에서 평점 순으로 검색하면 1위로 나오는 베스트 베이글 & 커피 베이글 숍에 방문했다.

 

Best Bagel & Coffee
225 W 35th St A, New York, NY 10001 미국

Best Bagel & Coffee

 

베스트 베이글 & 커피는 34st - Penn Station에서 정말 가깝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브라이언트 파크, 하이라인도 주변이라 세 베이글 샵 중에 여행 중 들리기에 가장 편리한 곳에 있다. 접근성 굿.

 

 

뉴욕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Best bagel & coffee 

 

 

 

 

많이 협소했던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내부. 가게는 좁은 반면 여태껏 방문했던 베이글 가게 중 손님이 가장 많았고, 그래서 오더 줄도 가장 길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베이글을 만들어 내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긴 줄에도 불구하고 베이글을 받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뉴욕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Best bagel & coffee 

 

 

 

Order Here이라 적힌 카운터에서 원하는 베이글을 오더 후, 오더 영수증에 적힌 번호를 픽업대(Pay here)에서 부르면 계산하고 베이글을 가져오면 된다. 

난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에서 주문 줄에 섰을 때 내 앞사람의 주문 내역을 따라 나도 짭조름한 에브리띵 베이글을 골랐다. 식사 대용으로 먹기 위해, 그리고 조금은 건강한 메뉴를 고르고자 베지크림치즈를 추가했다.

 

 

 

뉴욕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Best bagel & coffee  Everything bagel with veggie cream cheese 

 

 

 

Everything bagel with veggie cream cheese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의 에브리띵 베이글과 베지크림치즈를 조합. 가격은 $4 정도 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난다.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숍 안에 테이블이 있었지만 이미 만석이여서 안에서 먹고 갈 수 없었다. 15분 거리에 하이라인 파크가 있어 거기 가서 먹기로. 하이라인 파크도 워낙 사람이 많아 마땅한 벤치를 찾고 찾다 중간쯤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 배고픈 나머지 중요한 단면 사진을 찍는다는 걸 깜박해버렸다. 크림치즈에 듬뿍 든 채소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하하. 

제일 중요한 맛! 3대 베이글에 오르려면 맛이 가장 중요하지.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의 베이글은 신선한 베지(Vegetable 채소)와 담백한 크림치즈, 온갖 토핑(참깨, 포피 씨드, 마늘 플레이크 등)이 올려진 짭조름한 에브리띵 베이글이 너무 잘 어울렸다. 내가 시도해 본 세 베이글 샵의 베이글 중 식감이 가장 좋았고(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가장 물리지 않았고, 짠맛도 적당했으며 같이 고른 베지 크림치즈에는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가서 그런지 식사대용으로 가장 적합했다. 먹은 후 속도 편했고.

이 집의 에브리띵 베이글은 정말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크림치즈도 물론 최고였는데 일단 베이글 그 자체가 훌륭했다. 다른 집 베이글과는 모양과 맛의 퀄리티가 확실히 달랐다. 베이글이 훌륭하니 어느 크림치즈를 발라도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게 당연할 듯. 

 

>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메뉴

Bagels and Spreads - Best Bagel and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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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곳에서 모두 다른 종류의 베이글과 크림치즈 조합으로 먹어서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다만, 유독 기억에 남는 베이글은 가장 마지막에 먹은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의 에브리띵 베이글이다. 또 한 번 먹고 싶은 맛. 맛집이 즐비하는 뉴욕에서 재방문할 의향이 있다는 건 그 집이 정말 맛있었다는 것 아닐까. 뉴욕에 다시 간다면 이대로 에브리띵 베이글에 베지크림치즈는 기본으로 주문하고, 베스트 베이글의 다른 베이글 종류도 꼭 먹어보고 싶다. 

그럼 여기까지 뉴욕 3대 베이글 숍에서 먹은 세 종류 베이글 후기였다. 뉴욕 베이글까지 먹어 봤으니 난 이제 북미 베이글(뉴욕 & 몬트리올)을 모두 정복한 셈이다. 다음엔 몬트리올 베이글에 대해서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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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끝내기 전, 이 글을 쓰며 Yelp 웹사이트에서 맨해튼 지역 베이글 순위를 재검색해봤다. 

 

↓ 2021년 3월 최근 다시 검색해 본 맨해튼 지역 베이글 순위 ↓ 

 

Yelp 맨해튼 베이글 순위 (2021년 3월)

 

 

 

놀랍게도 몇 년 사이에 순위가 변동되었다. 1위가 Best Bagel & Coffee, Ess-a-Bagel이 2위. 리뷰의 개수는 그때도 지금도 에싸 베이글이 앞서고 평점은 베스트 베이글이 앞서고 있는데 옐프의 순위 선정 기준이 바뀐 건지 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순위가 바뀌었다. 에싸 베이글이 만년 부동의 1위 일 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1, 2위 베이글 숍을 둘 다 방문해 본 나는 바뀐 순위에 매우 동의한다.

포스팅에서 언급한 에싸 베이글, 머레이스 베이글, 베스트 베이글 앤 커피 외에도 뉴욕에는 수많은 베이글 숍이 있다. 옐프 사이트의 뉴욕 맨해튼 베이글 탑 10(Yelp Top 10 Best Bagels in Manhattan, NY) 페이지 링크를 참고해서 나만의 탑 3 뉴욕 베이글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Top 10 Best Bagels in Manhattan, NY - Last Updated March 2021 - Yelp